[교양회계 006] 르네상스와 복식부기 혁명
- AJbear

- 2023년 10월 2일
- 3분 분량

중세의 복식부기 혁명
중세가 끝나고 르네상스가 시작되던 시기 이탈리아 지역에서는 단식부기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기록 방법인 복식부기 방법이 등장한다. 복식부기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회계 기록 방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13~14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 상인들이 처음 고안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유럽은 100년 동안의 십자군 전쟁이 계속되었다. 이탈리아는 십자군 전쟁을 위해 중동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이었으며, 유럽과 동방의 많은 인원과 물자가 모여들었고 자연스럽게 무역과 상업이 매우 발전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에서는 특히 중계 무역이 발달했는데, 이 지역의 상인들은 거래의 규모가 커지자, 단식부기의 단점을 뛰어넘는 체계적인 계산법과 기록 방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복식부기를 처음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 상인들의 필요에 의해 상인 중 누군가가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복식부기가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은 이탈리아의 수도승이자 수학자인 루카 파치올리이다. 파치올리는 베네치아 상인들의 가정교사를 하면서 당시 상인들이 사용하던 복식부기 방법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1494년 출간한 “대수, 기하, 비율 및 비례 총람”이라는 수학책을 출간했는데, 이 책의 세 번째 장인 ‘부기’에 13~14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에서 장부를 기록할 때 쓰던 복식부기의 원리와 구체적인 기록 방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책이 복식부기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담은 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복식부기는 말 그대로 이중으로 장부를 기록하는 방법이다. 복식부기에서는 자산과 부채, 자본 등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장부를 만들어 사용한다. 가진 재산은 자산 장부에 표시하고 받아야 할 돈은 부채 장부에, 장사로 번 돈과 쓴 돈은 수익과 비용 장부, 장사를 하기 위해 처음 투자한 돈과, 장사로 벌어들인 순수익 중 남은 부분은 자본 장부에 따로 기록한다. 각 장부에 있는 잔액을 모두 모아 보면 현재의 자산과 부채, 자본 현황을 간단히 알 수 있다.
복식부기가 파치올리의 책을 통해 소개된 이후 복식부기는 르네상스의 흐름을 타고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보급된다. 선사 시대부터 수천 년이 이어져 온 단식부기 방식이 복식부기로 전환되는 회계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회계 기록 방식도 복식부기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 회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현대 회계는 중세 이탈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복식부기’에서 출발한 셈이다.
단식부기와 복식부기의 차이점
복식부기는 재산상태의 변동을 원인과 결과로 구분하여 일정한 원칙에 따라 계산, 정리, 기록하는 부기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기비를 현금으로 납부한 경우, 전기를 사용하여 비용이 발생한 것은 원인에 해당하고 그 결과로 현금을 지출한 것은 된다. 복식부기에서는 한 거래의 원인과 결과를 모두 파악하여 각각의 장부에 두 번 기록한다. 이 예에서는 전기비는 전기비 장부에, 현금의 지출은 현금 장부에 각각 기록한다. 돈을 빌려오는 거래도 복식부기에서는 부기를 이중으로 한다. 돈을 빌려오는 거래를 하면, 우선 현금이 늘어나고 그 결과로 빚이 늘어난다. 이 경우에도 현금이 늘어난 내역은 현금 장부에 기록하고, 빚(부채)가 늘어나 내역도 부채를 기록하는 해당 장부에 또 기록한다. 쉽게 말해 복식부기는 하나의 거래 내역을 두 개의 장부에 동시에 쓰는 것이다.


(가) 그림은 단식부기로 작성한 가계부의 모습이다. 이 내용을 복식부기에 따라 회계장부로 작성해 보면 (나) 그림과 같다. 복식부기에서는 단식부기와 달리 거래 기록을 이중으로 적는다고 했다. 1월 1일에 어머니께 받은 용돈을 자본으로 가정하여 용돈을 받은 내용을 복식부기로 기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월 1일 용돈을 받아 늘어난 현금과 자본을 각각 현금과 자본금 항목으로 구분하여 적는다. 1월 2일 간식을 구입한 거래는 간식을 구입하여 간식비가 발생한 내역과 간식 구입으로 줄어든 현금을 각각 간식비 항목과 현금 항목으로 기록한다. 1월 5일 책을 구입한 거래도 새로 구입한 책의 금액을 책 항목에 줄어든 현금만큼을 현금 항목으로 적어준다. 1월 8일과 1월 9일의 거래도 같은 방법으로 회계 장부에 적는다.
(나) 그림에서 장부에 나타난 차변과 대변이라는 용어가 아직은 생소할 것이다. 지금은 우선 차변은 왼쪽, 대변은 오른쪽이라고만 생각하면 된다. 차변과 대변의 개념과 이를 구분하는 이유는 뒤에 설명할 복식부기의 원리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또한, 이중으로 적는 내역 중 어떤 항목을 어떻게 구분해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어 적어야 하는지도 뒤에서 사례를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여기서는 단식부기로 작성된 장부와 복식부기로 작성된 장부의 모습이 서로 다르다는 정도로만 눈에 익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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