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회계 005] 회계와 부기

부기의 의미

부기(簿記, Bookkeeping)는 문서에 기록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회계에서 부기는 장부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부기는 거래를 장부에 요약, 정리, 기록하는 방법이며, 회계는 부기에 이론적 체계를 더하여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부기를 포괄하는 더 넓은 개념이다. 회계의 모든 것은 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부기를 잘 모르면 회계를 잘할 수 없다. 그래서 부기를 '회계의 시작과 끝'이라고도 한다.

부기와 회계의 관계

부기는 소유한 자산과 부채, 자본의 늘어나고 줄어드는 변화를 일정한 원리와 원칙에 따라 장부에 요약하고 정리하여 기록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부기는 회계 정보를 산출하는 기초적인 기법으로 회계의 일부분에 포함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회계를 가르치는 교과목의 이름을 상업부기, 공업부기라고 붙이기도 하였다. 회계는 부기로 기록된 거래 내역을 회계 정보로 식별하고 현재의 재무 상태와 일정 기간 거둔 경제적 성과를 측정해 내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단식부기의 장단점

부기는 단식부기 방식과 복식부기 방식으로 구분한다. 단식부기는 거래를 한 번만 기록하는 방법이며, 복식부기는 자산과 부채, 자본 등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장부를 만들어 이중으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단식부기는 회계의 기원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인류의 문명이 탄생하던 시기 고안되어 중세 시대에 이르기까지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와 가치를 셈하고 거래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단식부기 방식에는 거래로 인한 현금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장부에 기록한다. 그래서 단식부기로 작성된 장부를 보면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오고 나갔는지, 그 내역과 현재 남은 돈이 얼마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즉, 단식부기에서는 거래로 인한 재산의 늘어남과 줄어듦을 한 번만 기록한다.

단식부기로 작성한 가계부

우리가 사용하는 가계부가 바로 단식부기로 작성하는 대표적인 장부 가운데 하나이다. 위에 있는 가계부의 예시를 보면 날짜에 따라 현금이 들어오고 나간 내역이 순서대로 적혀 있다. 1월 1일에 용돈으로 10,000원을 받아 일주일 동안 간식 구입에 2,000원, 책을 사는데 8,000원을 지출해서 용돈을 다 썼다. 다시 20,000원의 용돈을 받아 2,000원을 교통비로 쓰고 나니 1월 9일에는 18,000원의 용돈이 남아 있다. 이처럼 단식부기로 장부를 기록하면 현금이 들어오고 나간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른쪽 맨 아래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은 얼마인지가 나타난다. 가계부를 작성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단식부기가 어떤 것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식부기는 거래를 기록하고 정리하기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단식부기로는 외상과 같은 복잡한 거래를 기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에게 돈을 빌려주는 경우 현금의 지출은 기록하지만, 돌려받을 돈이 얼마인지는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다. 별도의 외상 장부를 만들어서 관리하지 않으면, 누구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돌려받아야 하는지 일일이 기억해야만 한다. 게다가 단식부기로는 현금 이외에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경우에도 개별 재산을 관리하는 별도의 장부를 만들어서 기록해야 한다. 거래가 복잡해지고 재산이 많아지면 단식부기로 작성된 장부로는 전체 재산이 얼마인지, 일정 기간 어떤 재산이 얼마나 늘어났고 줄어들었는지 전체적인 회계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