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평판 게임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필요한 자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판'이 아닐까 한다. 옛말에도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하지 않았는가.

오늘 소개할 책 '평판 게임'은 개인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에서 평판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를 다루고 있다. 평판은 무엇이며, 어떤 유형이 있는지를 실제의 여러 사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다.

평판은 마케팅이나 홍보, 사회적 지위나 이미지와는 다른 개념으로 한 대상에 대한 주위의 종합적인 평가를 의미한다. 책에서는 평판을 '역량 평판'과 '인성 평판'으로 구분한다. 역량 평판은 어떤 일을 수행하는 능력을 평가한 것이고 인성 평판은 도덕적 책임이나 태도에 관한 평가이다.

평판에서 역량과 인성은 둘 다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둘 중에 우열을 가린다면 인성 평판이 더욱 중요하다. 외부의 큰 변화가 있을 대 인성 평판이 부족한 기업이 역량 평판이 부족한 기업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몰락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최근 재벌 2, 3세의 여러 비행과 부도덕성 때문에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받은 국내 대기업이나 일본 위안부 배상 판결 이후 벌어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일본 기업을 보면, 인성 평판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비즈니스에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던 '평판'이 앞으로 기업 경영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트워크가 개방되고 확장되는 세상에서는 평판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넓게 확산된다는 것이다. 아마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sbility, CSR)이나 공유가치 창출(Create Shared Value, CSV)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도 일부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책에서는 평판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진 시대적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평판이 중요해진 이유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각 기업의 경쟁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서로 차별성을 잃어가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업의 가진 사회적 가치가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평판'은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평판 게임'은 기업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무형자산으로서 '평판'을 어떻게 쌓고 관리하며 유지할지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여러 시사점을 담고 있다. '평판'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평판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한 번쯤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