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을 위한 사용자 참여형 R&D, 리빙랩(Living Lab)의 개념
- 모디북스

- 2019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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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세기 동안 과학기술이 가져온 진보만큼이나 기후변화, 고령화, 양극화, 에너지 고갈, 미세먼지와 같은 문제도 점차 심각해져 왔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을 이끌며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최근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UN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한 공동의 목표(SDGs)를 설정해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국제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에서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사회문제를 해결을 목표로 한 다양한 과학연구 및 기술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Horizon 2020 정책을 통해 전체 유럽연합 예산의 38%를 사회문제 해결 분야에 배정하는가 하면, 일본은 제5기 과학기술 기본계획에 '지속 성장과 지역사회의 자율적 발전', 국가,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 등의 도전 과제를 과학기술 발전 목표로 삼았다. 미국은 '미국 혁신전략 A strategy for American Innovation'에 독일은 '하이테크 전략 2020'에 각각 과학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의제를 담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과학기술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 실천계획'을 통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한 국가 및 사회문제 해결의 청사진을 그렸다.
한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방법론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다. 전통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은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어 왔다. 그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개발된 여러 기술이 사회문제 해결이나 국민 삶의 질 향상에는 정작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게 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근에는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과제에 과학기술 전문가 이외에도 시민이 참여하는 사용자 참여형 R&D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참여형 R&D의 대표적인 방법이 '리빙랩(Living Lab)'이다. 리빙랩은 '생활현장 연구실'의 의미로 직역할 수 있으며, 사용자들이 연구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연구개발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개발 방법을 의미한다. 리빙랩에서는 연구개발 수요의 발견과 개념의 정의, 시제품 제작과 구현, 기술 적용 및 서비스 평가의 전 과정에 연구개발 결과물을 최종 사용자가 참여한다. 1)

리빙랩의 개념은 MIT의 W. Mitchell 교수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tchell 교수는 2004년 기존 아파트 공간에 '미래의 집' 설계를 위한 탐색 연구 공간을 조성하면서 'Open Source Building'의 개념을 적용 다양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실제 생활에서의 행태를 관찰하고 검증하는 연구를 실시하였다.
2006년에는 EU가 경제개혁, 사회통합을 위한 혁신 전략인 리스본 전략을 발표하면서 그 실행 방안으로 유럽지역 19개 리빙랩을 연결한 '유럽 리빙랩 네트워크(ENoLL)'를 출범하면서 리빙랩 연구가 확장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유럽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리빙랩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사용자 참여의 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리빙랩은 현장 상황을 중심으로 사용자 그룹, 공공 및 민간 부문, 전문가가 함께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개념 아래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리빙랩의 공통적인 매뉴얼이나 방법론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리빙랩은 현장 중심의 사용자 참여형 연구개발 방식이라는 개념만을 강조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리빙랩을 연구방법론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따라서 리빙랩을 연구개발 과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리빙랩 프로세스와 세부 방법론 등 그 자체에 관한 연구를 통해 공통적인 가이드라인을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1) Eriksson, M., Niitamo, V. P., Kulkki, S., & Hribernik, K. A. (2006, June). Living labs as a multi-contextual R&D methodology. In 2006 IEEE International Technology Management Conference (ICE) (pp. 1-8). IEEE.
2) Steen, Kris & van Bueren, Ellen. (2017). Urban Living Labs: A Living Lab Way of Wor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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