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학력파괴자들
- 모디북스

- 2019년 4월 28일
- 3분 분량

2030년 미래 교육의 모습은?
2030년, 15살인 영철이는 수학을 배우기 위해 아침 8시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궁금한 점은 화상통화로 연결된 멘토에게 질문한다. 영철이는 존경받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꿈이다. 프로그래밍을 위해 필요한 수학을 배우기 위해 매일 온라인으로 학습한다. 학습을 마치면 오늘 계획한 공부는 끝난다. 영철이는 학습을 마치자마자 평소 관심을 두고 있는 간단한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한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은 언제든지 수강료만 지급하면 온라인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전문가 커뮤니티에서도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초, 중, 고등학교는 학생이 계속 줄어 5년 전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8년 전에는 많은 대학교가 입학생을 받지 못해 망하거나 사이버대학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우려도 컸지만, 학교가 없어진 뒤 오히려 실업률은 낮아지기 시작했다. 직장에 다니지 않고도 개인의 능력만으로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가상 시나리오는 영국 교육부 산하의 미래연구소 'Future Lab'이 2007년 발표한 2025년의 미래 학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상상해 본 2030년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Future Lab'은 미래 교육의 형태를 6가지 시나리오로 내놓았는데, 그중 하나가 앞으로 교육은 개인과 가정이 책임지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의 미래 사회에서는 개인의 다양한 교육 욕구를 해결해 주는 여러 공급자가 존재하며, 학습의 방향은 개인이 선택하고 학위는 인증을 통해 획득한다. 국가의 역할은 줄어들게 되며 시장 중심의 교육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데 집중하는 게 된다. 허황한 이야기 같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공교육의 부실화와 대안 교육의 성장은 이러한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준다.
학력파괴자들의 출현과 성공
'학력파괴자들'은 정규 교육 제도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노력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학교가 정해놓은 틀에 맞지 않아 문제아로 여겨지던 학생이 학교를 뛰쳐나가 성공하는 이야기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학력파괴자들이 소개하는 인물은 대부분 우리가 잘 알고 있고 큰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대학을 중퇴하고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나, 《타이타닉》, 《아바타》의 영화감독인 제임스 캐머론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학교를 중퇴하고 자신의 길을 개척한 여러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유명인이 학교를 그만둔 뒤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자칫 식상할 수도 있다. 유명인은 우리와 달리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에 나오는 학력파괴자들 가운데 동남부 아프리카 말라위에 사는 캄쾀바의 이야기는 아주 인상적이다. 캄쾀바는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 때문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14세가 되던 해 마을에 닥친 기근으로 마을 사람들이 굶어 죽자, 마을을 살리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찾아가 빌린 책으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얼마 뒤 그는 쓰레기장을 뒤져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풍차를 만들어 냈고, 연이어 물을 끌어오는 풍차를 만들어 마을의 기근을 해결한다. 지금은 범아프리카 지도자 양성 코스인 아프리카 지도자학교(Africa Leadership Academy)에서 말라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극히 열악한 환경에서 학교도 다니지 못한 캄쾀바에 이야기는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남다른 생각과 자신만의 공부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력파괴자, 왜 주목받는가?
학력파괴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주위 시선을 신경 쓰며 억지로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과감히 학교를 떠났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보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학력이 높은 사람이 유능한 사람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학력파괴자는 앞으로도 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능력을 학력 수준이 아닌 재능과 노력, 열정으로 평가하기 시작한다면 우리 사회도 점차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학력파괴자들'은 학력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학력파괴자들의 인생역전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어려운 통계 수치, 경제 이론, 수사적 표현 없이도 학력파괴자의 인생을 담담히 읽다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시나브로 이해하게 된다.
획일적인 경쟁만을 부추기는 교육시스템, 그 안에서 길러진 엘리트들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리는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만약 우리의 교육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스템이었다면, 그들 중 누군가는 유명한 음악가나 화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성공하는 방법은 학교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는 '학력파괴자들', 독서를 통해 진정한 교육의 의미에 관해 한 번쯤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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