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측정의 패러다임 변화 - '더블 바텀 라인'

<작성일 : 2019. 6. 9.>

더블 바텀 라인

최근 SK그룹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 계량화하는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 DBL)'을 그룹사 경영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DBL 도입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보다 중시하고 이를 경영 관리의 성과지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는 지주사와 더불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16개 핵심 계열사를 대상으로 DBL 도입을 위한 구체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SK그룹이 도입하고자 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은 무엇일까? DBL은 쉽게 말해 기존의 재무적인 경영 성과 이외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수익을 함께 측정하고 관리하자는 것이다. 즉, 기업 활동의 있어 경제적 수익(First Bottom Line)과 사회적 가치(Second Bottom Line)의 2가지 성과를 함께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 지속 가능한 기업,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자는 사회혁신 움직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DBL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공익사업에 대한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투자 수익과 함께 사회적 수익을 계량적으로 측정해서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DBL은 1960년대 등장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서 유래한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란 기업이 생산 및 영업 활동에 있어 환경과 윤리, 사회 공헌 등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CSR 개념은 최근 지속가능성에 관한 중요성이 커지며 이를 더욱 강화한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DBL은 2004년에 이르러 한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책임경영센터에서는 록펠러 재단에서는 지원으로 DBL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그 결실로 사회적 가치 측정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1) 이 보고서에는 DBL의 개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DBL의 핵심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창출하는 가치를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대내외에 공표하여 기업 혹은 조직의 경영 활동에 지표로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아직 DBL을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은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기업 경영활동의 특성이 기업마다 다르고 각자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다양해 DBL의 목표가 서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면 각 사례마다 별도의 측정 방법을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 사회적 가치 추구와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하여 적용되고 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최근 SK 그룹의 행보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DBL을 도입하여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성과를 동시에 보고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 경제 영역인 소셜 벤처 비즈니스 영역에도 투자 가치를 측정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DBL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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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lark, C., Rosenzweig, W., Long, D., & Olsen, S. (2004). Double bottom line project report: Assessing social impact in double bottom line ventures. The Rockefeller Foundation.